여름 이 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매미가 운다. 하루 종일 매미 울음 소리에 귀가 아플지경이다.

오늘 아이와 도서관에 갔다 오다가 우연히 나뭇가지에 있는 매미를 발견하여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매미를 보는 순간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 시골 우리집에는 집 주위로 자두나무가 여러개

있었는데 여름밤이 되면 아이들이 자두 서리를 하러 우리집에 자주 왔다. 하지만

오늘도 대문옆에는 개 두마리가 지키고 있었기에 아이들은 함부로 접근할 수가 없었고, 침만

꼴깍 삼킬뿐이었다. 뒷 집의 친구도 앞집친구도 나의 허락을 받아서 겨우 자두 몇개를 따가지고

갈 수 있었다. 하루는 친구 한 녀석이 자두가 너무 먹고 싶다고 자꾸 나보고 따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마침 매미가 하루종일 울기에 ,친구를 골리기로 하고 매미를 잡아주면 자두를 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설마 높은 가지에 붙어 있는 매미를 잡을 수가 있겠나 싶어 제안을 하였는데

동창생 남자 친구가 끝내 매미를 잡으려다 한 발을 헛딛어 넘어지고 말았다. 손 안에는 매미를

꼭 움켜잡고 말이다. 얼마나 미안하던지...그 뒤로 우리 집앞에서 고양이 소리를 내면 그 친구가

온 줄 알고 자두 따는 것을 묵인 해 주었다. 우리집에서는 내가 제일 대장이었기에 나만 모른척

있으면 되었다. 부모님은 동네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자두 따는 것을 그냥 모른척 하였고

동생들도 귀찮아 했는데, 나만 간섭을 하였기에 아이들이 나에게 잘 보일 려고 딱지도 주고

사탕도 주고...지금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그 때 그 친구들이  너무나 보고싶다.

초등학교의 기억을 떠올리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사건이 있다. 아니 꿈엔들 잊을 수 없는...

타임머쉰이라도 있으면 진짜 다시 그 시절로 잠깐동안 다녀왔으면 하는 간절한 그 사건을

지금부터 이야기할려고 한다. 6학년때 일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동회가 다가왔다.

평소에 부모님과 동네어르신들에게 내가 기악합주 때 실로폰을 연주한다고

자랑을 하고 다녔기에 운동회 날 을 손꼽아 기다렸다. 기악합주는

초등학교 6학년만 할 수 있는 전통같은 것들이 우리학교에서 내려온터라, 빨리

6학년이 되어 멋지게 대열을 갖추고 기악합주를 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운동회의 꽃이,

저학년의 꼭두각시춤과 6학년의 기악합주라 할 만클 의미가 큰 것이었다. 그런 중요한 것을

나는 끝내 하지 못했다. 너무나 기다린 그 순간인데...

사건은 이러했다. 친구와 세명이서 항상 달리기를 4~5등으로 골인하는 것이 챙피해서

약속을 했다. 달리기를 할 순서가 되면 학교 뒷편에 있는 또랑에 가서 숨어있자고~

순서를 미리 파악하고 달리기를 할 때 쯤 아무도 모르게 우리 세명이 한 명씩 자리를 뜨고

드디어 약속 장소에 모였다. 잘 빠져나왔다고 생각하고 우리끼리 놀고 있는데

방송이 나왔다. 6학년의 이영주 김성예 강선주는 빨리 운동장으로 오세요~

우리는 "아~ 달리기 하라고 방송을 하는가보다. 역시 숨길 잘 했어." 하고 끝내 가지 않았다.

여러번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갈수가 없었다. 운동회가 끝나갈 쯤 자리에 와서야 우리가

무슨짓을 했는지 알수 있었다. 달리기가 아니고 기악합주 할려고 선생님이 애타게 방송했다는

사실을 ...뒤 늦게 후회가 막 밀려왔다. 우리 세명이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엉망이 되었단다.

대열을 갖추고 여러 모양으로 모였다 흩어졌다가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야 하는데 애들 세명이

없으니 우왕좌왕 한 모양이었다. 아~선생님의 후한과 엄마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이

나를 바~보. 바~보....하는 것 같았다. 다음날 선생님께 불려나가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

했지만 지금생각하니 너무 어이가 없는 사건이었다. 선생님 죄송해요.~

"아무리 눈닦고 봐도 너가 안 보이더라 ~ 엄마가 좀 심하제! " 엄마는 나를 많은 아이들 중에서

못 찾은 줄 알고 미안해 하셨다. 그래도 나는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했다. 아직까지~

히히 죄송해요 엄마 사실은 못난 딸 때문인데~ 당신 탓이라 해서 더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엄마. 그리고 용서해 주실꺼죠  나의 하얀거짓말을~

나의 시어머니.! 왠지 시어머니라 부르니 어색하다. 그냥 평소에 부르는 말로 어머님이라

부르고,... 탤랜트 백일섭처럼 생긴 울 아버님! 시집가서 몇년간은 얼마나 조심스러웠는지 ,

밥 먹을때 숟가락이 흔들려서 밥알을 많이 흘렸다. 누가 볼새라 얼른 주워먹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우습고 바보같다 . 평소에 무뚝뚝하고 정말 말씀이 없어 그져 무섭고 불편한 관계로 십년이

흐른 뒤에야 장난을 하고 우스꽝스런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시집 갔는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신랑이 아버님 담배 몰래 훔쳐 피우길래 애교로 이야기 했는데 ,돌아오는 건 ..신랑의 잔소리..

어디 어른한테 그런 농담 비슷한 소리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 이해가

안 되었고, 무뚝뚝하고 무표정이신 아버님과는 대화가 단절이 되었다. 괜히 나만 농담했다가

반응없으면 바보 취급당하느니 말자는 생각에... 친정에서 자랄때는 아버지랑 코딱지도

묻혀가며 장난치고 목마타고 그러다가 너무나 대조적인 아버님... 그나마 다행인것이 어머님은

상당히 인자하시고 섬세하시고 자식의 일에 일일히 관심가져주셨다 . 밥은 할 줄아냐?. 반찬은

뭐 해먹고 사는지 .. 밤에 둘이 산책이라도 가는지 ..신랑이 잘해주는지...

어머님은 알고 보면 너무 불쌍하신 분이다. 잘 살던 집안에서 어쩌다가 아버님을 만나서

4남매를 낳고 시할아버지를 모시고 농사일을 다 하셨다 . 아버님은 동장일에, 군에 맡은 일로

늘 바쁘셔서 그 많은 농사가 어머니 차지 였는데 불평도 못하시고 자식들땜에 차마 도망도

못가시고 사셨단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밤에 막내인 울 신랑을 업고 집을 나가게 되었는데

하필 논두렁에서 뱀에 물려 돌아오셨단다. 그것이 하늘의 운명이라고 믿으셨다니 너무

가여우신 분이다 . 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휘어 반지도 못 끼신다. 손가락과 마디가 너무 차이가

나서 반지를 낄수가 없는 것이다 . 어머님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맺힌다. 올해 벌써 71살이나

되셨는데 아직까지 김치며 여러가지 반찬을 다해주신다. 나도 마흔줄이나 되었는데도 말이다.

아버님과 어머님 두 분이서 오래 오래 해로하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 여자는 시집가면 남의집

사람이라는 옛말이 있는데 틀리지 않는 말 인것 같다 . 친정에서는 맏이로 시댁에서는 막내로

사랑받고 있는 나는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하게 두 집 어른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다른것은 몰라도 이 욕심만큼은 하나님도 꼭 들어주길 간절히 기도하면서...

내가 어렸을 때 전설의 고향 이란 프로가 있었는데, 지금도 재방송으로 가끔씩 보게

된다. 어렸을 때 그렇게 무섭던 구미호도 지금은 시시하고 분장탓으로 돌리니 내가 나이를

참 많이 먹었구나 를 새삼 느낀다. 당시 전설의 고향을 요일은 모르지만 꼭 엄마

아빠가 안 계시고 교회에 가고 없는 밤에 했는데, 우리 삼남매는 무서우면서도

이불속에 세명이 같이 들어가 눈만 쏙 내놓고 숨죽여 보았는데 진짜로 전설의 고향을

본 그날 밤에는 잠을 못잘 지경이었는데도 어김없이 다음회에 또 보고 무섭다고

소리지르고 엄마 아빠가 오시면 귀신이 이렇게 생겼고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한참을

귀신 이야기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이었다. 마침 그날도 주일이라 어른들 모두 교회

에 가시고 동생들은 놀러가고 나 혼자만 집을 보고 있었다. 시골이라서 대문은 항상

열려져 있었고 아무 일도 없었는데 하필 그날....상이용사 아저씨가 한 팔에는 갈코리를

달고 나에게 어른이 안 계시냐며 빨래 집게를 사라고 했다. 얼마인지 겨우 물었는데,

비사서 돈이 없다고 하자  주위를 둘러보신 아저씨가 그럼 돈 대신에 마늘을 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안 주면 어쩐지 갈코리로 칠 것만 같아 잔뜩 겁먹은 얼굴로 마늘

몇 접을 주면 되느냐고 물으니 ..알아서 달라고 했다. 대충 가격을 알고 있었지만

무서워서 마늘 두 접을 주었다. 빨래 집게를 엄청사고도 될 정도로 후하게

값을 쳐서 주었더니 말없이 가셨고 나중에 어른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안 다친게 없어서

괜찮다고 마늘을 많이 준 것에 대해서는 혼이 나지 않았다. 사실 상이용사라고 다 나쁜

아저씨가 있는 건 아닌데 ,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나쁜 놈을 닮아서 그런 것 같다.

요즘엔 시골에서도 대문을 꼬옥 닫고 사는 집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 시골 집은 대문이

두개나 있었다. 하나는 학교 가는 문 하나는 교회가는 문이라고 우리가 불렀는데

가끔 고향 집으로 놀러가는  꿈을 꾼다. 언젠가 다시 우리 고향집과 비슷한 곳에서

살고 싶다.

오늘은 주일이다. 교회 장로님들과 집사님 동네 아저씨들 까지 우리집에 오셔서

회의를 하시고 식사도 하는 날이다. 자주 있던 일이라 새삼스러울것도 없다.

아버지는 교회 재정집사님으로 교회 일을 맡고 계셨는데 교회랑 가까운 우리집이

회의 장소이자 직접 그 자리에서 딴 온갖 과일들로, 따로 장만을 안 해도 즉석으로

만들어 지는 과일이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늘 우리집은 인기폭팔이었고 여름 밤에

는 강아지와 함께 과일을 서리 당하지 않도록 늘 긴장을 하여야만 했다. 동네

몇명의 친구들이 꼭 우리집에 과일을 자주 따갔는데 이유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유혹을 했기 때문이었다. 집 주위로 그렇게 과일 나무가 있는 집은 우리집 뿐이

었으니 아이들 말대로 당연한 결과다. 가끔 마트에서 파는 청포도를 보면 너무

가격이 비싸 놀래고 선뜻 손이 가질 않은데 청포도가 이렇게 귀한줄은 내가 도시로

와서야 알았다. 담장 밑으로 길게 심어진 청포도나무 덕분에 늘 먹포도만 더 먹고

싶었는데... 내가 가진 것 중에 백설공주 가방과 연두색의 바구니 달린 자전거도

아버지가 대구에 가셔서 큰딸인 내게 사주신 것인데 완전 신식 아빠를 뒀다고

친구들이 부러워했는데 오늘은 그런 아버지와 밤에 참새 사냥을 했다. 깜깜한 밤에

후레쉬를 들고 아버지는 집 처마에 있는 참새들을 새총으로 쏴서 잡으셨고 나는

조수인지라 후레쉬만 참새를 향해 잘  비추면 되었는데 쉬운 일이었다.

여자는 많이 먹으면 장독대 깬다.   라고 하시면서  동생들 몰래 늦은 밤에

연탄불에 구워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ㅎㅎ

오늘따라 참새와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내가 시집갈 때 먼산만 바라다 보시며

애써 눈물을 감추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버지 작년에 애들까지 다 데리고

칠곡 동명에 가서 메추리 고기 구워먹었잖아요?. 추워서 달달 떨었지만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어요. 다음에도 모시고 갈께요.  아부지~ "

막내 딸인 엄마는  역시나  막내인 아버지랑 결혼하셔서 이때까지  고생을 무지무지

하며 우리 4 남매를 키우셨다. 당시 시골 살 때 였는데 아버지는 항상 머리에 포마드

헤어크림을 하루라도 바르지 않고는 외출하시는 일이 없을 정도로 그렇게 멋을 부리

셨다. 농사꾼이 싫었지만 아버지 역시 막내로  홀아버지 밑에 자라서 엄마의 사랑도

정도 모른체 자라 외할아버지 집에 장가와서 처가에 살았으나 농사가 싫어 늘 도시로

탈출을 꿈꾸셨다. 대구에 있는 다라이 공장에 취직하신다고 가셨지만 얼마 못가

가족이 그리워 그냥 시골로 다시 오셨고 장사하신다고 어설픈 상식으로 덤볐다가

쫄당 망한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내 기억에 아버지는  열심히 사실려고 했지만

운이 항상 어버지를 비켜가서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것 같다. 다행히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 지나자 아버지의 유랑생활도  끝났던지 이번엔 집둘레에 온통 과일이랑

온갖 꽃을 심으셨고 농사에만 메달리셨다. 그때 심은 과일은 내가 도시로 이사올때

까지 정말 자랑꺼리였다. 이사할 때 못 가지고온 게 한이 되었을 정도였으니..

청포도나무 감나무 사과나무 자두나무 모과 앵두나무 딸기 토마토 작약 대추

매실 배나무 ...등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 아버지와 함께

정원같이 꾸며 놓은 우리집이 눈에 선하다. 다시 그 시절로 갈 수는 없지만 그 때의

아버지는 아직도 우리에게 늘 웃음폭탄을 터트리며 건강하게 잘 계시니 감사 할

수밖에 .... 아버지 사랑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내 나이를 묻는다. 도대체 몇년도에 태어난 것인지 알수가 없단다.

얼굴 봐서도 60년대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어째 말하는 것이나 알 수 없는 고향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꼭 60년대 살았던 사람같단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 당시

내가 살았던 곳이 닷새 만에 장이 서고, 서리를 눈감아 주고, 산에서 소풀도 뜯고

냇가에서 팬티만 입고 수영을 하는 아주 순박한 시골 이었으니 당연한 이야기이다.

버스도 하루에 서 너번 동네를 지나갔으니 시골이다. 그래도 나는 그곳이 시골인

줄도 모르고 중2까지 살았다. 우리가 말하던 신작로 라는 것이 아주 작은 촌길이란

사실도 대구에 이사를 와서 알았다. 아무튼 그런 내 고향이 요즘 자주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일들도 자주 떠오른다. 진짜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일까

모르겠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추석날 뜨는 보름달에게 소원

을 빌었는데.. "달님 제발 변비 안 걸리게 해 주세요  "였다.  이쯤이면 아마 눈치를

챘을 것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바로 채변봉투를 내주는 것이 아닌가  작년엔

동생 것으로 다행히 해결 했는데. 지금은 동생과 싸우고 냉전 중이라 어떡하지!

미루고 미루다가 선생님의 성화에 못이겨 결심을 굳혔다. 내 것은 도저히 안 되겠고,

복실이 응가를 넣기로 했다. 마지막 날 까지 안 들고 온 애들은 선생님께 혼이 났지만

나는 완전범죄를 했다. 그리고  강아지 똥은 완전 잊었는데 어느날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시고 교무실로 오라고 했다 별 잘못도 안 했는데도 괜히 신경이 쓰였다.아~

그런데 갈고리 촌충 , 민촌충, 회충, 요충....선생님이 기막혀 하시면서 "내일 엄마

랑 의성에 있는 공생 병원으로 가라"고 하셨다. 나도 기막혔다. 사실대로 말 할 수도

없고..   쯧쯧 ...그래서 할 수 없이 의성까지 가서 다시 재검을 하고서 겨우 풀려났다.

엄마한테 무지 혼이 났지만 ,덕분에 옷도 사고  맛있는 과자도 사고 해서 ..사실은

엄청 행복했었는데 우리 엄마는 그런 내 마음을 알고 계셨을까 ?

만국기가 펄럭이는 파아란 하늘 위로 고추 잠자리 날고 여름 내내 일만 하시던

동네 어르신들도 오늘 만큼은 모두다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동네 잔치인 가을

운동회에 오셨다. 아이들과 동네 별로 청백을 나눠 응원을 하는데 마치 당신들이

다시 어린이가 되신 듯 더 열심히 하시고 손님 찾기나 마을 대항별로 있는 달리기에

선수로 출전 하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실 정도였다. 우리 동네에도 금자 어머니가

있어서 항상 일등을 맡아 놓으셨다. 나는 평소에 오지 않던 신기한 장난감의 유혹을

피할 수 없어서 몰래 빠져 나와 구경을 다녔다. 화장실 가는 것 처럼 하고 나왔으니

다행히 아무도 눈치를 못채고..큭큭..몰래 먹는 사과가 더 맛 있고 몰래 하는 구경이

더 재미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것이다. 그런데 평소에 우리가 먹던 쮸쮸바와

달리 아이스 콘 이란 것이 나왔는데 너무 먹고 싶어졌지만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얼른 점심 먹고 어른들께 돈을 받아서 친구들도 데리고 올려고 꾹 참았다.드디어~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쮸쮸바 가계로 가서 아이스 콘을 사서 아껴 가며 먹는

데 난감한 문제가 생겼다. 종이처럼 생긴 이놈을 까서 버리느냐 먹느냐 이것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는 부분을 당연히 종이 인줄 알고 버렸

는데, 한 친구가 밀가루로 만든 것이어서 과자처럼 먹어도 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친구 말을 믿어야 할지 감이 안 와서 , 결국은 아이스크림 부분만 먹고 과자 부분은

종이 인 줄 알고 버렸다.  꼭 종이 눅눅한 것 처럼 보이는데....색깔도 회색이고..   헉~

나중에야  알았지만 친구 말이 맞았다. 그런데 우리 동네 구멍가게엔 그런 것을

팔지 않았으니 당연히 모를 수밖에...

초등학교 입학한 그 해 가을 운동회 이야기 이다... 아마도 아들 녀석이 이글을

보면 엄마 바~보 라고 할 것만 같다.

오늘도 출근 하는 신랑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혹시 출근 하는 방향이

낚시터가 아닌가 해서이다. 얼마 전 일이다.  출근해서 일 잘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급한  일로 신랑을 찾기에 출근 한 사람을 여기서 찾느냐고 오히려 내가 묻자...

오늘 휴가인데  핸드폰으로 연락하니 안 된다고 한다. 아뿔사~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다.  철썩 같이 남편만 믿고 부부 사이엔 비밀 따윈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 사실은 나는 비밀이 있고 울 남편은 없는 줄 알았다가, 날 벼락

을 맞은 것이다.  "자기 어디야  "기분 좋게 콧소리 까지 넣어서 물었더니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 아니랄까봐 겁나게도 단답형으로 답한다.

"어디긴 어디야,  회사지."    "그래 ...회사서 자기 찾던데..."

그제야 뭐 훔쳐먹다 들킨 아이 마냥 .. 히죽 히죽거린다.  아~하...

이런 일이 있고 난 후 부터  신랑도 믿을 수 없는 대상이 되버렸다. 아니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 붕순이를 만나고 싶으면 떳떳하게 말하고 갈것이지.. 미운 붕순이!

그런데 언제 부터일까?  마누라 눈치가 보여서 거짓말을 하고 붕순이 만나러 간게..

궁금하지만 참기로 한다. 어디 사실대로 말 할 것 같지도 않다. 통장 정리를  제때

안해서 몰랐는데 신형 낚싯대를 구입한다고 십만원씩 반 년동안 빼 갔는데도

몰랐으니 더 말해서 뭐하겠는가. 그러다가 친구와 하소연 할려고 통화한 것이

오히려 친구 하소연만 실컷 듣다가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며 붕순이 사건을

무마시켰다. "붕순아 울 신랑 너무 꼬시지마~ 부탁이야! "

초등학교 2학년 선생님 성함은 김원갑 선생님 이시다. 아쉽게도 초등 전학년

선생님 이름은 다 생각나는데 1학년 때 선생님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2학년 때 선생님은 정말 다정다감 하셨다. 꼭 아버지 처럼!

겨울이면 누런 코를 늘 달고 다닌 나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져 주셨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아마 축농증' 인 것 같은데 한 번 감기에 걸리면 도무지 낫지를

않았고 겨울 내내 기침과 가래가 끓고 누런 콧물 때문에 소매가 뺀질 거릴 정도였다.

지금 흔하디 흔한 손수건 조차 귀한 시절 이었기에 친구들 대부분이 옷 소매에

아쉬운 대로 쓱쓱 닦아버릴 때가 많았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더럽지만~

그 날은 친구 중 에  엄청 개구쟁이인 녀석이 있는데, 선생님 양말을 태우자고

말을 걸어왔는데 순진한 나는 뒷일도 생각 안 하고 덥석 그 제의를 받아 들였다.

드디어 선생님의 교탁 밑에 몰래 둘이 들어갔는데 선생님은 아무것도 모르시고

슬리퍼 밖으로 검정 양말을  내 밀고 계셨다. 둘이 성냥불을 켠 다음 선생님 양말

가까이 가자 진짜 불이 붙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선생님이 원수처럼 느낀 것도

아니고 잘 해 주셨는데..단지 선생님의 반응이 궁금해서 였다. 너무 착하신 선생님

이라서 화를 한 번도 안 내셨는데, 단지  어떤 표정을 지을 지 궁금해서였다..

어이가 없는 일이 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양말이 타고 있는데도 모르시다가 발가락이

뜨거워지자 그제사 당황을 하시면서 수습을 하셨다. 친구와 나는 죽었다'고 생각

했는데 선생님은 "애들이 불장난하면 밤에 오줌싼다'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선생님 ! 지금은 얼굴도 잘 생각 나지 않치만 건강하게 잘 계시겠죠! 그 때 철없던

녀석들이 이제는 40대.. 꼭 선생님 나이가 되었네요... 

오늘 따라 선생님 생각이 나네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